사전 투표율

2020. 4. 10. 17:58



4·15 총선 사전투표가 10일 시작된 가운데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이날 오후 5시 현재 사전투표율은 10.93%다. 이는 2014년 사전투표가 전국 단위 선거에 도입된 이래 가장 높은 같은시간대 수치다. 우선 전문가들과 각 당은 이 같은 사전투표 열기가 사전투표 종료일인 11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 우려로 유권자들이 사람이 많이 몰리는 본투표일 투표소보다는 사전투표소를 더 선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 입니다. 나아가 전에 4차례 전국 단위 선거에서의 사전투표로 이 제도가 많이 알려진 점도 사전투표율 상승을 견인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사전투표가 적용된 첫 전국 단위 선거였던 2014년 지방선거의 같은시간대 사전투표율은 4.36%였고,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로 이어지며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 습니다. 전체 사전투표율 역시 2014년 지방선거 때는 11.49%였지만, 2016년 총선 12.19%, 2017년 대선 26.06%, 2018년 지방선거 20.14% 등 선거를 거듭하면서 상승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사전투표율 상승이 전체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라 나타나는 날짜별 분산투표의 결과일 수 있기 때문 입니다. 사전투표의 풍선효과로 15일 본투표율은 이전 선거에 밑돌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여야 정당들은 전체 사전투표율과 같이 투표자 특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사전투표 유권자의 패턴은 본선거의 샘플 격이기 때문 입니다. 특별히 어떤 지역에서 어떤 연령대의 유권자가 주로 사전투표에 참여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호남권을 텃밭으로 여기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전남·전북·광주의 투표율을, 영남권을 친정으로 여기는 미래통합당의 경우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의 투표율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이날 오후 5시까지 투표율을 보면 전남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가운데 전북과 광주도 평균치를 웃돌았습니다. 반면 대구, 부산, 울산은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경남과 경북은 평균치를 상회했어요.

대구의 투표율이 가장 낮은 주요 원인으로는 코로나19의 피해가 전국에서 가장 크다는 점도 꼽혔다. 가장 많은 유권자가 몰려 있으면서도 부동층이 많은 수도권의 투표율 역시 눈길이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서울과 인천, 경기는 모두 평균치보다 0.08∼1.58%포인트 낮은 투표율을 보였 습니다. 리얼미터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통화에서 부동층이 많은 수도권에서 사전투표율이 평균보다 낮다면 본선거일까지 끝까지 지켜보고 막판에 결정하겠다는 표심이 많다는 뜻일 것이라고 분석했어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정도로 혼전 양상이 벌어 지는 충청은 전반적으로 평균치를 웃돌았습니다.

세종 12.33%를 뿐만 아니라 충북은 평균보다 높았고, 충남, 대전은 평균치에 약간 못미쳤습니다. 이 밖에 강원은 12.67%, 제주는 10.88%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선관위는 사전투표 유권자 연령대의 경우 바로 집계하지 않고, 본선거일 이후에 한 번에 분석해서 공개 합니다. 여야 각 정당은 추이를 주시하면서 유불리에 대한 평가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 습니다.

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국회 기자 간담회에서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피부에 직접 와닿는 이슈가 있다 보니 정부와 국가의 역할에 대한 문제의식도 커진 측면이 있다며 투표 효능감이 올라가면서 코로나19 악재로 저하될 수 있는 투표율이 상쇄돼 지난번 수준처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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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관계자도 통화에서 감염병 확산 중에 치러지는 첫 선거라서 사전투표율로 선거 결과를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전체 투표율을 기준으로 과거와 유사한 50∼55% 선에서 나타나지 않을까 전망한다며 본투표일에 단지 내 투표소가 설치되는 곳, 특별히 수도권의 경우 오히려 상대적으로 멀리 가야 하는 사전투표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고 말했어요.